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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텐센트 인수 이후의 변화와 글로벌화의 한계

by 유치원장 2025. 4. 17.

리그 오브 레전드는 왜 민속놀이라 불릴까? 텐센트 시대의 고인물 게임 현실

한국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신작 게임이 수없이 쏟아지는 가운데도 LOL은 여전히 국민 게임처럼 취급되며, 세대와 세대를 관통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LOL이 현재 처한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서술형으로 짚어본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민속놀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게임은 2009년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한결같은 구조를 유지해왔다. 매 시즌마다 챔피언이 추가되고 시스템이 조금씩 개선되지만, 기본적인 게임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만큼 유저들은 익숙한 틀 안에서 계속 같은 흐름을 반복하게 되었고, 게임 자체가 하나의 관습처럼 자리 잡았다.

LOL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일종의 생활 습관처럼 굳어져버린 셈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LOL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선택지가 되어버렸고, 결국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상 속에 깊게 뿌리내렸다.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은 만큼, LOL은 점점 ‘고인물화’된 게임이 되었다. 새로운 유저가 진입하기에는 구조적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게임 자체의 난이도는 물론이고, 커뮤니티 문화 또한 초보자에게 친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누적된 플레이어들의 암묵적인 규칙, 빠르게 변화하는 메타, 그리고 실력을 기준으로 한 평가 문화는 신규 유저에게 불편함과 압박감을 동시에 준다.

이로 인해 LOL은 자연스럽게 기존 유저 위주의 구조로 굳어졌고, 이는 게임의 신선도를 점점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금의 LOL은 새로운 유저가 유입되기보다는, 이미 게임을 알고 있는 이들이 꾸준히 이용하는 폐쇄적인 구조를 띄게 되었다.

2011년, 중국 대기업 텐센트가 라이엇 게임즈를 인수하면서 LOL은 본격적인 글로벌화를 추진했다. 다양한 문화권을 아우르는 챔피언 디자인, 지역별 리그 출범, 모바일 버전인 ‘와일드 리프트’ 출시 등, 텐센트는 다양한 방식으로 LOL의 세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한국 유저에게는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다가오진 않았다.

한국 유저들은 깊이 있는 게임성, 정교한 밸런스, 그리고 장기적인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텐센트가 추구하는 콘텐츠 상업화 방식은 이들과 충돌하는 부분이 많았다. 이벤트 중심의 운영, 반복적인 시즌 패스, 일회성 콘텐츠는 기존 한국 유저에게 피로감을 안겨줬고, 그로 인해 만족도는 점차 하락했다. 이처럼 수익 중심의 방향성과 장기적인 유저 만족도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결과는, 국내 LOL 커뮤니티의 침체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LOL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새로운 세대와의 단절이다. 과거에는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게임이었지만, 최근 젊은 세대는 LOL보다 더 직관적이고 진입장벽이 낮은 게임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예를 들어, 발로란트나 오버워치2, 또는 원신과 같은 게임들은 상대적으로 더 간단한 구조와 빠른 몰입감을 제공하면서 유입 유저층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반면 LOL은 전략성과 팀워크를 강조하는 복잡한 구조와, 실력에 대한 끊임없는 압박감이 지속되며 오히려 신규 유저에게 불편한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커뮤니티 내 고인물 중심 문화는 초보 유저의 진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조언보다 비난이 먼저인 분위기, 실수에 대한 과도한 비판 등은 결국 유저 유입을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여전히 e스포츠 시장에서는 중심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LCK와 같은 리그는 매 시즌 많은 관심을 끌며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있지만, 일반 유저들의 플레이 경험은 과거만큼 긍정적이지 않다. 진입장벽은 높고, 게임 내 갈등은 빈번하며, 피로도는 점점 누적되고 있다.

LOL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다시금 새로운 유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튜토리얼을 넘어선 실전형 교육 콘텐츠 도입, 긍정적인 커뮤니티 문화를 위한 정책 강화, 실력 중심이 아닌 협력 중심 메타로의 전환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게임을 오래 한 사람만을 위한 구조가 아니라,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중요하다.

결국 리그 오브 레전드는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된 명성과 문화적 기반 위에 서 있지만, 동시에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있다. 텐센트의 지원 아래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된 LOL은 분명한 성과를 이뤘지만, 국내 유저층의 만족도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LOL이 다시금 한국에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짜 민속놀이’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대와의 연결을 위한 구조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d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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