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
뮤직비디오보다 안무연습실 영상이 흥하는 이유
by 유치원장
2021. 3. 14.
뮤직비디오보다 안무연습실 영상이 흥하는 이유
덕질에서 빠질 수 없는 연습실 영상. 유튜브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타고 더 많이 올라온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새 앨범의 발매와 함께 ‘뮤직비디오’를 찍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몇년사이 안무연습영상이 더 많은 호응을 얻게되었다. 대체 왜일까.
- 안무연습영상은 뮤직비디오보다 아티스트에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덕질 좀 해봤다는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우리는 아티스트의 풀셋팅된 ‘멋진’ 모습보다 ‘자연스러운’ 혹은 ‘일상적인’ 모습에 더 반응한다. 어떠면 내 아티스트 , 일상적인 모습 조.차. 이쁜 아.티.스.트 이길 바라는 마음일수도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안무연습영상은 자연스럽고 일상 그대로의 모습(처럼 업로드된다)을 볼 수 있는 합리적인 루트가 된다. 무대의상이 아닌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세트장이 아닌 연습실에서 영상을 찍기 때문에 팬덤은 평소 음악방송이나 방송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과도한 카메라워킹은 (때때로) 팬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90년대 세기말 음악방송도 아니고 ‘우리오빠들’ 킬링파트를 귀신같이 피해가는 카메라워킹. 팬덤생활이 어느정도 익숙해졌다면 이런 불쾌한 경험 한 번씩은 있을거라 예상한다. 도대체 카메라감독님이 뉘신지 , 어디서 오신분인지 , 멤버가 몇 명인지 아시는걸까 , 이번 안무는 대열이 중요한지 상체움직인 중요한지 전반적인 안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건지 , 우리오빠들은 긴 신장이 특장점인데 왜 자꾸 타이트샷을 잡는건지 이 킬링파크에선 클로즈업이 국룰인데 갑자기 관객석으로 카메라 돌리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대체 무엇인지.
이런 수모를 겪느니 안무연습실 정중앙 고정 카메라로 찍힌 영상을 (맘편히) 보겠다는 것이다. 조명도 없고 화려한 카메라 워킹도 없지만 오히려 불필요한 요소들이 제거되어 알맹이만 쏙쏙 볼 수 있는 특장점이 있다.
손짓 발짓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무대는 더이상 없다. 팬들은 항상 아티스트의 작디 작은 의미도 알아차린다(그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안무 연습 영상은 그런 팬덤에게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창구가 된다. 이번 안무의 전반적인 느낌 , 컨셉 , 포인트 등 깨끗한 화면에서 팬덤이 기쁨을 찾는 요소를 의외로 어마어마하게 많다.
- 진화하는 안무 연습 영상에 모두가 흐뭇하다.
이런 팬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습 영상도 진화하고 있다. 물론 이 역시 팬들에겐 꽤 큰 즐거움이다. 업로드 되는 주기가 짧아지고 연습 영상 앞 뒤로 클립 영상이 에필로그 형식으로 붙기도 한다. 자본력이 강력한 대형 기획사의 연습 영상은 에프터이펙터까지 사용된다. 슈퍼주니어 ‘Super clap’ 안무영상을 보고 적잖은 쇼크가 있었다. NCT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이팩트를 안무 연습 영상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심지어 가사 , 안무와 쿵떡 찰떡이기도 하다. 음악에 맞는 적절한 툴 사용은 보는 재미를 풍부하게 한다. 한 곡에 여러가지 컨셉의 안무영상을 일정한 텀을 두고 올려주기도 한다(땡큐쏘머취)
- 피드백 속도와 아티스트트에 대한 관심도가 비례하는 시대
거액의 금액을 들여야하는 뮤직비디오나 방송사 스케줄에 전적으로 맞춰야 하는 음악방송 외에 아티스트가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무대를 선보일 수 있는 곳이 안무연습실 아닐까.
화면 전체의 구성이 팬덤에게 친숙하기에 좀 더 효과적인 피드백(이라고 쓰고 애정이라고 칭한다.)을 보다 빠르게 얻을 수 있다. 완성도가 중요한 뮤직비디오는 편집에 공을 들여야하기에 촬영 이후 업로드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음악방송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적으로 감독의 스케줄에 따라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티스트 소속 회사에서 재량껏 올릴 수 있는 연습실 영상은 팬덤에게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마치 유통의 혁신이 아이돌 영상에도 적용된 듯 하다.
이제 연습 영상은 뮤직비디오 , 음악 방송과 함께 무대를 선보이는 컨텐츠가 되었다. 각각의 특성이 명확하듯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도 각기 다르다. 뮤직비디오는 음악 방송이나 연습 영상에서 다루기 힘든 은유와 함께 의상 , 메이크업의 완성도가 하늘 높은 줄 모르도록 높아질 것이며 그러한 요소에 팬덤은 더 열광하게 될 것이다. 음악 방송 역시 진화해야한다. 우린 뮤직비디오도 있고 안무 연습 영상도 있는데 시간 맞춰 음악방송을 봐야하는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TV를 당연히 멀리하게 되지 않을까 ? 높은 완성도의 뮤직비디오(흔히 우리는 돈을 쏟아 부었다고 표현한다.) 옆집에서 촬영한 듯한 안무 연습 영상 그 사이에서 음악방송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중간 역할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보인다. 사전녹화영상의 간단한 편집이나 효과로 그 음악방송에서만 볼 수 있는 내 아티스트의 무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지만 아직 부족해)
이변이 없는 한 ‘안무연습영상에 대한 집착’이 팬들 사이에서 꽤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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