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지자체 소개팅, 성비 맞추기 왕곤란

by 유치원장 2025. 4. 16.

지자체 소개팅, 성비 맞추기 왕곤란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소개팅 행사는 지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들이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여성 공무원의 ‘차출’ 논란까지 불거지며 사회적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자체 소개팅, 성비 맞추기 왕곤란’이라는 말처럼, 단순한 숫자 맞추기에 집중한 정책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 글은 해당 사안의 구조적 문제와 정책적 한계를 개괄적으로 살펴본다.

참여율 격차와 성비 불균형의 구조적 원인

지자체 소개팅 행사에서 성비 불균형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히 참여자의 성향 문제로 환원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지역 내 여성 인구 유출, 일자리 격차, 문화적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방은 구조적으로 청년 여성의 삶의 기반이 취약한 지역이 많으며, 이에 따라 지역 행사에 대한 여성의 자발적 참여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자체는 성비를 맞추기 위해 여성 공무원을 행사에 ‘차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이는 자율성과 직업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자발적인 만남이 아닌 구조적 보완을 통한 성비 조정은 행사 자체의 의미를 퇴색시키며, 당사자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낙인을 유발할 수 있다.

차출 방식의 문제점과 정책 설계의 맹점

여성 공무원 차출 문제는 단순히 현장 행정의 실행 문제를 넘어, 정책 설계의 방향성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행사 성과를 수치로 환산하려는 기획 방식은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자율성을 도외시하며, 참여자의 실제 경험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주의로 귀결된다.

특히 ‘소개팅’이라는 성격상, 기본적으로 신뢰와 상호 호감에 기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부 동기에 의한 강제 참여는 정작 참가자 간의 교류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러한 행정 방식은 정책 대상자였던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심리적 거리감을 유발하고, 만남의 기회를 ‘책임 전가’ 방식으로 취급하게 만들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실적 중심 정책이 반복될 경우, 지방 청년층 전반에 대한 행정 불신이 누적될 수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 효과 자체도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

대안적 방향과 실질적 접근의 필요성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성비 조정이나 숫자 채우기가 아니라,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교류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구조적 변화가 요구된다. 우선 지방 청년층에게 실질적인 주거와 일자리, 복지 인프라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통해 생활 안정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개팅 형태의 이벤트성 기획보다는, 지역 내 동호회, 취미 활동, 사회적 연대 프로그램 등 자연스러운 만남의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이 보다 실효성 있는 접근으로 평가된다. 청년층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인간 관계를 수단화하지 않는 정책 설계가 핵심이다. 특히 여성 참여율이 낮은 현상을 단순히 ‘채워야 할 인원’으로 치환하지 않고, 그 이유를 분석하고 반영하는 데이터 중심 행정이 필요하다.

소모적 성비 맞추기보다 진정한 이해와 공감이 우선

결국 ‘지자체 소개팅, 성비 맞추기 왕곤란’이라는 표현은 행정이 수치 중심에서 벗어나야 함을 보여준다. 소개팅 사업의 성과는 단기간의 만남 수가 아니라,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느끼는 신뢰, 안도감, 그리고 만족도에 달려 있다. 성비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제 차출을 실행하는 것은 제도적 무리수일 뿐 아니라, 당사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청년들의 만남과 결혼은 단지 국가적 과제가 아니라, 개인의 삶과 가치관에 깊이 연결된 문제다. 이제는 ‘정책을 위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정책’으로 전환할 시점이다. 강제보다 공감, 실적보다 삶에 가까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댓글